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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퇴행성 질환 파킨슨 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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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보통. 2020. 6. 6.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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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퇴행성 질환 파킨슨 병에 대하여

파킨슨 병

느린 운동, 정지시 떨림, 근육 강직, 질질 끌며 걷기, 굽은 자세와 같은 파킨슨 증상들을 특징으로 하는 진행형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19세기 말에 이 질환을 처음 보고한 영국인 의사 제임스 파킨슨의 이름을 따서 현재의 이름이 붙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50년 가량 지나서 신경과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Charcot라는 프랑스 신경과 의사의 인정을 받게 되어 그의 이름이 붙게 되었다.

1천명에 1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60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는 더 빈도가 높다. 특히 한국인들은 특이하게도 파킨슨병 발병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다른 인종에 비해 발병 위험이 더 높다. ICD-10 분류로 G20에 해당하는데, 파킨슨 증후군(Parkinsonism)도 G20이고,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도 G20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여기에 사용된 파킨슨 증후군이라는 표현은 파킨슨 증상(느림, 떨림, 강직, 자세 불안)을 보이는 모든 경우를 이르는 말이고, 파킨슨병은 파킨슨 증후군 중 도파민 신경세포의 변성으로 발생하는 한 종류의 질환이다. 즉 파킨슨 증후군이 더 넓은 개념의 표현이다.

파킨슨 증후군은 신경퇴행성 질환들과 2차성 질환으로 나뉜다. 신경퇴행성 질환들은 주로 이상 단백이 신경세포에 쌓여서 신경세포가 괴사하여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파킨슨병, 진행성 핵상마비, 다계통 위축증, 루이소체 치매, 피질기저하 변성과 같은 병들이 포함된다. 이 중에 가장 흔한 것은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을 제외한 진행성 핵상마비, 다계통 위축증, 루이소체 치매, 피질 기저하 변성과 같은 병은 파킨슨 증상 외에도 치매, 자율신경계 장애, 눈 움직임의 장애 등 다른 추가 증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 외에 다른 종류들을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Atypical Parkinsonism, 또는 Parkinson Plus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진행성 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는 노인층 남성에게서 보여지는 뇌간(brain stem), 기저핵(basal ganglia) 및 소뇌의 퇴행성 질환으로 파킨슨병의 증상과 매우 동일하게 나타나게 되나 특징적으로 안면마비가 발생하며, 휴식성 손떨림(resting tremor)은 보여지지 않는다.

또한 샤이 드래거 증후군(Shy-Drager Syndrome) 역시 퇴행성 신경장애의 질환으로 파킨슨병의 증상이 보여지며, 특징적으로 심각한 자율신경 실조증(autonomic dysfunction)이 보여지게 된다.

2차성 파킨슨 증후군은 이상 단백의 침착이 아닌 다른 이유로 파킨슨 증상이 생기는 경우를 가리킨다. 여기에는 뇌졸중, 일산화탄소 중독, 일본뇌염, 약물 중독, 외상 등이 포함된다. 파킨슨 증상을 야기하는 약물들로는 신경이완제(neuroleptic)인 chlorpromazine, haloperidol, perphenazine 등이 있으며, 그 외 metoclopraide 와 resperpine이 있다. 다만 뇌졸중의 경우 뇌졸중이 한 번 생겼다고 파킨슨 증상을 보이는 예는 적으며, 보통 여러 번 반복된 다음에 발생한다. 또 뇌졸중이 생긴 바로 다음에는 파킨슨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꽤 경과한 다음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권투 선수와 같이 머리에 강한 충격을 많이 받는 경우, 헤딩을 많이 하는 축구 선수에서도 파킨슨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외상으로 인한 뇌 좌상 때문이다.

특징

현대의학에서 파킨슨병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알파 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라는 이상 단백이 뇌세포에 쌓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이 이상 단백이 왜 쌓이는지는 아직 가설만 많고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 최근에 경구 항생세의 사용이 5년에서 10년후 파킨슨병 위험을 일으킨다는 통계가 나오는데 이는 특정 혐기성 장내미생물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도파민 설도 있다.

파킨슨병의 경우 알파 시누클레인은 뇌와 몸통을 이어주는 뇌간(brain stem)에 먼저 쌓이기 시작해서 점점 분포를 넓혀간다. 뇌간의 아래 쪽에서 쌓이기 시작해서 중뇌피개의 흑색질(Substantia Nigra)까지 이르러서, 흑색질의 뇌세포가 50% - 70% 이상 파괴되면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증상이 생긴다. 약물 중독으로 흑색질이 파괴된 경우에도 급성 파킨슨병이 생긴다. 약물로 흑색질을 파괴해 파킨슨병 실험재료용 원숭이를 만들기도 한다.

흑색질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산하는 공장 같은 곳인데, 도파민은 뇌를 자극하여 동작을 정확하게 만들고 성취감과 같은 보상 작용에 관여한다. 파킨슨병의 경우 주로 운동을 조절하는 부위의 뇌세포가 손상되어 손떨림, 느린 동작, 경직이 나타난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알파 시누클레인이 뇌의 모든 영역에 퍼져나가게 된다. 대뇌피질까지 퍼져 나가는 경우 파킨슨병으로 인한 치매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알파 시누클레인은 뇌세포 안에서 뭉쳐져서 유리질봉입체(hyaline inclusion)인 루이소체(Lewy bodies)를 만들게 된다. 이게 뇌세포를 괴사시키면서 치매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루이소체 치매.

알파 시누클레인 침착이 아직 뇌의 아래쪽에만 있을 때에는 위에 적은 대로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청반(locus ceruleus)과 그 주변의 손상으로 인해서 렘 수면 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를 보일 수 있고, 후각 피질의 손상으로 냄새를 잘 못 맡는 경우가 있다. 렘 수면 장애가 생기면 자고 있을 때 꿈의 행동을 실제로 팔다리를 움직여가며 하게 되어서, 가족들은 환자가 과격하게 잠꼬대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증상들이 파킨슨병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 있다고 해서 파킨슨병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선천적으로 냄새를 잘 못 맡을 수도 있는 것이고, 렘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파킨슨병이 흑색질까지 도달해서 도파민 생산이 70% 아래로 떨어지면 파킨슨 증상이라고 부르는 운동 증상이 생긴다. 초기에는 정교함을 요구하는 동작들, 젓가락질, 글씨 쓰기와 같은 작은 도구를 쓰는 운동이나 단추 잠그기 같은 동작들이 잘 되지 않는다. 흑색질의 도파민은 기저핵(basal ganglia)에서 분비되고, 기저핵은 대뇌피질의 조정이 필요 없는 작업, 즉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별 생각 없이 하는 동작들이 조금씩 줄어드는데, 초기 증상 중에 대표적인 것은 걷는 속도의 감소(bradykinesia), 걷는 중에 팔을 잘 흔들지 않는 것 등이다.

파킨슨병 하면 대체로 휴식성 손 떨림(resting tremor)을 떠올리지만 손 떨림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거의 항상 나타나는 증상은 느리고 폭이 작은 동작(서동증)이다. 참고로 손떨림이 질병의 우세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의 경우, 서동증(bradykinesia)이 우세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에 비해 예후가 더 좋다고 한다. 도파민의 부족으로 운동피질이 제대로 자극되지 않아서, 파킨슨병 환자들의 동작은 대부분 폭이 줄어든다. 걸을 때 보폭이 줄어들고, 글씨도 계속 쓰다보면 처음에 비해서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micrographia). 얼굴의 근육들도 덜 움직이게 되어 표정이 무표정해진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들 중에는 우울증으로 먼저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꽤 있다. 얼굴 표정이 줄어들면서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데, 이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침이 흐르기도 한다. 목소리의 크기도 줄어든다. 자고 있다가 몸을 잘 뒤척이지 못하기 때문에 자는 것이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다.

참고로 본태떨림(essential tremor)이라고도 불리는 수전증은 파킨슨과 관계 없는 상염색체 우성적인 유전적 질병이다. 파킨슨병의 증상인 휴식성 손떨림은 손에 움직임이 없을 시에만 수전증이 나타나게 되며, 일상적인 일을 위해 손을 움직일시 떨림이 사라지게 된다. 이에 비해 본태떨림의 경우 움직임과 관계 없이 항상 수전증이 보여지게 되며, 특히 손을 움직일 경우 수전증이 더욱 악화되게 된다. 특이하게도 술을 마시게 되면 손떨림이 사라지게 된다. 치료는 베타차단제인 propranolol를 이용하게 된다.

알파 시누클레인에 의한 신경 퇴행이 지속되면서 모든 증상은 시간이 갈수록 나빠진다. 처음에는 한 손에만 증상이 있다가 반대편 손에도 증상이 생기고, 걸음이 단순히 느린 것에서 균형을 잡기 어려워진다. 걷고 있으면 몸은 앞으로 계속 가는데 발이 쫓아가질 못해서 종종걸음을 치다가 넘어지는 일이 생긴다. 말기에는 극단적인 운동장애 때문에 침상에서만 누워서 생활하게 되기도 한다. 운동증상 뿐 아니라 대뇌피질까지 손상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인지 기능 저하, 환시, 자율신경계 장애 등과 같은 증상도 발생한다. 특히 인지 기능 장애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그 빈도가 현저히 높으며, 치매가 생기는 환자로 범위를 제한해도 그 발생율은 정상인의 2배를 넘는다.

그 외 삼킴곤란(dysphagia), 구음장애(dysarthria) 등이 보이며, 자율신경 실조증(autonomic dysfunction)으로 인한 기립성 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 변비 및 다한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발병에서 말기 증상까지 진행하는 경과는 약을 먹느냐, 아니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파킨슨병에 대한 약물이 발견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파킨슨병은 루게릭병과 거의 같은 수준의 비극이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환자는 침대에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수준이었으나, 1940년대부터 레보도파가 개발되고 이를 먹을 수 있는 제형으로 개발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2009년에 영국에서 조사된 보고를 보면 파킨슨병 환자들의 수명은 정상인의 수명에 비해 불과 몇 개월 정도 작은 수준이다. 미국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분과 위원회에서는 "파킨슨병으로 인해 수명이 줄어든다는 증거는 없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만 있는 병으로 생각했지만, 파킨슨병에도 운동 증상 외에 다른 증상이 생긴다. 앞서 언급한 치매 외에도 환각을 경험하는 일이 많다. 환각은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고, 파킨슨병 자체에 의해서도 생길 수도 있다. 우울증의 빈도도 크게 증가한다. 환시, 치매, 우울증과 같은 비운동증상이 발생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진행이 빠르고 더 증상이 나쁜 편이다.

치매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지 기능의 장애는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무심코 하는 일은 쉽게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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