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yotrophic lateral sclerosis(ALS)
筋萎縮性側索硬化症
대표적인 불치병으로, 운동신경세포만이 선택적으로 파괴되어 온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병이다. 상반신에서 먼저 진행이 되는 경우도 있고 하반신부터 진행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말기가 되면 온 몸이 마비되어 이 둘의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 말기가 되면 대개 침대에 누워 모든 생활을 해야 하는 상태가 된다.
주로 50~70대의 중장년층 및 노인층에서 나타나며, 약 10%의 환자에게 가족력이 있다. 드물게는 10대 이하 어린이에서도 발생한다. 유명한 사례가 만 16세에 루게릭병에 걸린 미국의 헤일리 스테븐. 2007년에 발병하여 2년도 안 되어 숨졌다고 한다. 그 외는 산발성(sporadic)으로 인해 발병한다. 예후가 상당히 좋지 않은 병으로, 5년안의 사망률이 80%이상이며, 10년안의 사망률이 99.9%가량인 불치병이다.
미국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의 전설적인 타자였던 루 게릭이 이 병때문에 은퇴하여 죽었다는 데서 루게릭병이라는 별칭이 유래했다.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이 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진단 후에도 55년 이상 생존하여 이론 물리학계의 석학으로 활동, 세계적인 명성과 존경을 받았다. 말년에 폐렴으로 인한 호흡근 마비로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생활하다가 2018년 3월 14일 향년 76세로 타계했다. 호킹 박사는 루게릭 환자 중에서 상당히 길게 생존한 경우이다. 물론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과학자라는 점 덕분에 항상 최고 수준의 의학적 지원을 받아왔지만, 그걸 감안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비운의 천재 기타리스트 제이슨 베커 역시 1990년대 초반에 발병했으나 생존해 있다.
즉, 진단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루게릭 병 환자는 반 이상이 5년 이내에 사망하나, 10~20년 넘게 생존하고 있는 경우를 간혹 찾아볼 수 있다. 그것도 루게릭에서는 마지막 단계의 결과라고 여겨지는, 피할 수 없는 호흡기 부착이 없이도 말이다. 특히 운동선수나 군인 등 육체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2010년 보스턴 대학의 신경외과 앤 매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뇌 외상 시에 만들어진 유독성 단백질이 루게릭병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단백질과 거의 동일하다고 한다. 심지어 루 게릭은 루게릭병을 앓지 않았다고 의심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루게릭병인 줄 알고 치료불가라고 진단했는데, 사실은 운동 중에 뇌를 다친 후유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NFL 은퇴선수들 가운데서 유난히 루게릭병 환자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특유의 거친 바디체킹으로 인한 뇌진탕 부상이 잦을 수 밖에 없는 특성이 루게릭병 오진과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은퇴선수 가운데 이 병에 걸려 투병중인 전직 선수는 스티브 글리슨, 케빈 터너, OJ 브리건스, 팀 쇼, 케리 고디, 팀 그린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야구, 축구, 권투, 종합 격투기 선수 출신이나 직업군인 출신들 가운데서도 이 병에 발병한 비율이 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사지의 무기력함이 이 질병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먼저 상지와 하지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며, 병이 진행되면서 다른곳의 근육에도 무기력함이 발견된다. 특히 근육의 경련(cramp)과 경직(spasticity)등의 상위운동신경손상적 증상이 나타나고, 다발수축증(fasciculation)등의 하위운동신경손상적 증상이 동반된다. 또한 얼굴 및 목의 장기에도 영항을 끼치게 되어 삼킴곤란(dysphagia) 및 사래(aspiration)가 걸리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면서 호흡기관에 손상을 입히게 되는데, 먼저 운동성 호흡곤란(exertional dyspnea)이 보이며, 그 후 호흡부전(respiratory failure)이 발생한다.
특이하게도, 방광 및 장조절(bowel/bladder control), 의식, 외안근(extraocular muscle) 및 성적기능엔 영항을 끼치지 않는다.
이 병의 진짜 무서운 점은 감각 신경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환자는 멀쩡한 의식과 감각을 지닌 채 점차 온 몸에 힘이 없어지고 죽음이 찾아오는 것을 느끼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다. 주요 사망 원인은 호흡에 사용되는 근육이 무력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환자들이 자가 호흡이 불가능해지면 호흡기를 착용하고 생활하기 때문에 루게릭 환자의 사망 원인은 대부분 호흡기 착용으로 인한 폐렴과 같은 합병증인 경우가 많다. 이런 류의 환자에게 폐렴은 죽을 병이나 다름 없다. 참고로 1리터의 눈물의 저자인 아야의 사망 원인도 호흡 곤란이 아닌 폐렴이었다.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을 확진하는 검사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로 EMG 및 신경전도검사등을 통해 하위운동신경의 손상을 확인할수 있으며, 그 외 다른 근신경계 질환을 배제할수 있다.
릴루졸이라는 약물이 개발되었는데, 이는 글루타민산염(glutamate) 억제제로, 루게릭 병의 진행을 늦추어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의 사망을 약 3-5개월 정도 지연시킨다고 한다. 사실 릴루졸 외에는 딱히 특효한 약물이 없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 루게릭병의 진행속도를 완화시키는 줄기세포치료제 뉴로나타-알주를 허가했다. 개발사는 듣보잡이라고까지 부를 수 있는 (주)코아스템이라는 회사인데, 허가 전까지는 연매출 200만원(200억이 아니다)이였던 회사였는데, 허가와 동시에 국내에서는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어찌되었건 식약처의 허가가 있었던 것인데 세계적인 권위지 네이처는 이에 대한 우려를 기사로 실었다. 참고로 2014년 8월까지 전세계를 다 합쳐서 그리고 ALS용 외의 것도 합쳐서 품목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는 5건인데 그중 4건이 한국 식약처가 한국기업에게 허가한 것이다. 2018년 말이 다 지나도록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루게릭병 치료제는 리루텍과 에다라브원 2종 뿐이다.
Benign fasciculation syndrome이라는 증후군이 있는데, (약칭 BFS) 증세가 루게릭 병과 같아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에는 포럼도 개설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지식인에서 간간히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만 보이는 편. 관련 문서를 참고하자.
1999년에 실존인물인 모리 슈워츠 교수와 소설가 미치 앨봄의 일화들을 책으로 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바로 루게릭병에 걸린 모리 교수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다. 후에 티비 영화로도 제작 방영.
2014년 여름에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유행하였다.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지인이 고안한 것이며, 이 행사로 인해 미국 ALS 협회에 거액의 기부금이 들어왔다고 하며 루게릭 전문 병원을 짓는데 쓰일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항목 참고.
한국에서 이런 병이 발병한다면 보통은 (가족력이 아닌 이상) 원인으로 월남전 참전 또는 삼청교육대 강제 징용에 의한 후유증을 의심해 본다고 한다. 고령자인데 월남전이나 죽음의 삼청교육대를 경험했다면 더더욱. 다만 안타깝게도 이게 발병도 수십년 후에 늦게 하는 데다 정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된 바가 없어 직접적인 증명을 하기 어려워 [8] 딱히 이에 대한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2017년에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제작자 스티븐 힐렌버그가 이 병에 걸렸다. 초기에 발견되었다곤 하나 이 병의 거의 불치병에 가깝기 때문에 스폰지밥을 봤던 사람들에겐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었고, 결국 2018년 11월 28일 생을 마감했다.
유튜브에 'ALS fasciculation' 라고 검색어를 쳐보면 루게릭병 환자들의 근육연축 현상을 볼수 있는데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직접 유튜브로 올린 영상이 많다. 보면 근육이 뱀처럼 꿈틀거리면서 뇌의 통제력을 상실한 근육의 연축현상을 직접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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